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여행자 추천! 색다른 해외 영화관> 이탈리아 볼로냐 – 시네마 루미에르, 캐나다 밴쿠버 – 리오 시네마, 아르헨티나 살타 – 시네 델 솔

by YR0001 2025. 4. 15.

이색 있는 해외 영화관 입구

 

여행 중에 영화관을 간다는 건, 사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는 일이에요.

관광지, 맛집, 쇼핑은 필수로 챙기면서도, 극장은 뭔가 ‘일상적인 장소’처럼 느껴져서일까요?  하지만 진짜 여행자들은 압니다.

그 도시 사람들과 똑같이 숨 쉬며, 같은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 얼마나 특별한 경험인지요.

이번 글에선 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 소문 타고 있는 ‘색다른 해외 영화관’ 세 곳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독특한 곳이 아니라, 영화관 그 자체가 그 도시의 문화와 사람들을 담고 있는 공간들이에요.

1. 이탈리아 볼로냐 – 시네마 루미에르

볼로냐는 이탈리아 중북부에 자리 잡은 대학 도시인데요, 이곳은 사실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성지예요.

그 중심에 자리한 ‘치네마 루미에르’는 단순한 극장을 넘어, 유럽 영화 복원과 보존의 거점이기도 하죠.

이 영화관은 1930년대 철도 창고를 개조한 공간으로, 외관은 꽤 투박하고 수수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영화에 대한 존경심’이 공간 전체에 흘러넘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고풍스러운 원목 의자, 둥글게 설계된 천장, 벽면에 전시된 고전 영화 포스터들

상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마치 ‘영화 한 편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서는 최신 블록버스터보다는 디지털 복원된 고전 영화, 잊힌 감독의 필름, 그리고 유럽 각국의 예술 영화가 상영돼요.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상영 전후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관객들 간의 대화. 처음 보는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에서 이곳이 단순한 상영관이 아니라 문화가 흐르는 거점이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팁. 극장 옆에 있는 북카페는 꼭 들러보세요. 영화 관련 서적과 스틸컷이 가득한 이곳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영화 감상 후의 여운을 정리하는 경험,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2. 캐나다 밴쿠버 – 리오 시네마

북미 하면 흔히 떠올리는 멀티 플렉스 체인 대신, 캐나다 밴쿠버에는 ‘리오 시네마’라는 정말 특별한 독립 극장이 있어요.

이곳은 외형은 다소 낡은 느낌의 단관 극장이지만, 그 속은 유쾌함과 개성이 가득한 밴쿠버 로컬 문화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어요.

리오 시네마에서는 대형 신작보다는 컬트무비, 90년대 복고풍 영화, 고전 공포 영화, 무성 영화까지 한 마디로 말해 ‘덕후를 위한

극장’이죠. 특정 상영일에는 영화에 맞춰 드레스 코드가 정해지기도 하고, 심지어 관객들이 영화 대사를 따라 외치기도 해요.

이런 관객 참여형 상영은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분위기에 푹 빠져들면 정말 유쾌한 기억으로 남게 돼요.

가장 놀라웠던 건 상영 전에 열리는 오프닝 쇼나 작은 퀴즈 이벤트. 영화 상영 전 직원들이 무대에 올라와 관객들과 게임을 하거나, 테마에 맞는 코미디 공연을 펼치기도 하거든요.  ‘영화는 앉아서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 주는 극장입니다.

또한 이곳은 극장에서 주류 판매가 허용된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해요. 맛있는 맥주 한 잔과 함께 옛날 영화를 감상하는 그 감성,

생각보다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여행지에서 하루 저녁 여유롭게 보내고 싶을 때, 정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3. 아르헨티나 살타 – 시네 델 솔

아르헨티나 북서부의 도시 살타는 많은 한국 여행자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죠.

하지만 이곳은 안데스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도시이자, 아르헨티나 로컬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예요.

그 중심에 자리 잡은 영화관 ‘시네 델 솔’은 외관부터 아주 소박합니다. 화려한 간판도 없고, 좌석도 오래됐고,

음향 시설도 최신은 아니에요. 그런데 말이죠.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뭔가가 다릅니다. 상영작 대부분이 현지 감독이 만든

단편 영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 등이에요. 관객은 대부분 시민들이고,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과 감독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죠. 영화 후엔 극장 앞 광장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고, 작은 공연이 열릴 때도 있어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살았던, 영화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이 조그만 도시에서 더 크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번에 소개한 세 곳은 단순히 ‘이색 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론 부족합니다. 이곳들은 각 도시의 문화, 분위기,

사람들의 태도가 그대로 녹아든 살아 있는 공간이에요. 여행자에게 영화관은 때론 낯설고 선택지에서 밀려나는 장소일 수 있지만, 한 번쯤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그 도시의 진짜 공기, 감정, 그리고 사람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좋은 창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다음 여행 계획 중이시라면, 지도 위에 영화관 하나를 찍어보는 건 어때요? 단지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그 도시를 진짜로 느끼는 방법일지도 모르니까요.